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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hou Museum

쑤저우 미술관(보우관)

보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

여행을 다니면 정보도 중요하지만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부지런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누가 봐도 불가능할 것 같아도, 짧은 여행 일정이나 바쁜 출장 시간을 쪼개서 무엇인가를 보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
때에 따라서는 한 장소만 느긋하게 보는 것도 좋지만 대체적으로 바지런하게 움직이다 보면 도미노처럼 평생 한번뿐인 순간들을 볼수 있다.
그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다. 그 어떠한 미술책을 들여다봐도 한번 이라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감성과 감각들은 세포 깊숙히 그대로 들어 온다. 그런 이유로 언제나 출장이나 여행을 떠날 때마다 시간을 쪼개서 근처 지방이나 나라로 여행을 간다.
장황하게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그 이유는 바로 쑤저우 보우관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바쁘게 일만 하다 쉬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상해로 떠났다. 상해는 몇 번 출장으로도 방문했지만 매번 재미있고, 마침 지인이 있어 쉽게 떠날 수 있었다. 시장 조사도 할 겸, 잠시 잠깐의 휴식을 즐길 생각이었으나 이 놈의 방랑벽이 또 발동했다.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교통편과 발만 있으면 어디던지 미련없이 떠나는 성격은 잠시 쉬러간 상해에서도 마찬자이였다. 미쳤다는 지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박2일 일정으로 쑤저우SOZHOU로 다시 떠났다. 그리고 무리해서 떠난 쑤저우에서 루브르MUSEE du LOUVRE 상징인 피라미드 형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건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감동스러운 일이었다. 바로 루브르의 피라미드를 건축한 I.M.PEI이오 밍 페이, Ieoh Ming Pei가 1960년대에 지어진 역사 박물관을 재건축한 쑤저우 미술관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상해 역에서 앉았다 싶으면 바로 도착하는 쑤저우 역에 도착해서 바로 졸정원을 향했다. 마침 하고 있는 일이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일들이어서 정원이 가득한 쑤저우는 하늘이 내게 준 선물과도 같았다. 월요일 아침 일찍 역에 도착해서 바로 중국 4대 명원 중의 하나인 졸정원拙政園에 가야 겠다 부랴부랴 길을 걷고 있었다. 표를 팔겠다는 중국인들부터 관광객, 관람 온 학생들로 북적대는 사람 속에서도 고고히 서있는 모던한 건축물이 있었다.
그 견고한 아름다움과 너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웅장해 보이는 건축물이 바로 쑤저우 보우관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바로 월요일은 휴관이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엄마와 헤어지기 싫은 어린애 마냥 아쉽게 박물관을 뒤로하고 짧은 일정을 아끼기 위해 온종일 정원들만 돌아 다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쑤저우에서 가장 일찍 문을 여는 호구TIGER HILL에서 홍길동처럼 돌아보고 문을 여는 9시에 쑤저우 박물관에 도착하니 이미 담벼락을 돌아 길게 사람들의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그렇게 운이 좋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박물관에 들어가자 블랙과 화이트의 모던한 동양적인 건축물이 반겨주었다. ‘정말 멋지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며 보안 검색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루브르 미술관의 상징이 되어버린 피라미드의 형제같이 생긴 건축물이다.
박물관은 1917년 중국 광저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자림 근처에서 잠시 살았던 이오밍페이에게 쑤저우 시가 재건축을 의뢰해서 새롭게 재탄생한 곳이다. 잠시 살았다고는 하나 워낙에 쑤저우의 귀족 가문 출신인 이오밍페이에게는 뜻깊은 일이었을 것이다. 1960년대 지어진 전통적 양식의 박물관은 2006년도에 완공되었다.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개인적으로 전통적인 양식도 좋지만 이건 정말 획기적이다. MIT와 하버드를 나온 세계적인 건축가인 이오밍페이가 지었다는 사실도 그러하지만 전통과 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말 그대로 공간이 주는 예술적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오밍 페이는 루브르의 피라미드나 그의 화려한 이력으로도 워낙 유명하지만 바우하우스BAUHAUS의 창시자인 발터 그리피우스에게 사사 받았다는 점은 매우 부러울 뿐이다. 한시대의 문화를 새롭게 창시한 발터 그리피우스를 경외하는 나로서는 그와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울 지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건물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어린이를 비롯한 수 많은 관광객이 있어도 미술관 내부는 고요하고 견고한 멋이 있다. 그리고 실용적이다. 화이트와 블랙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은 아름다운 쑤저우의 정원처럼 멋진 연못을 중심으로 둘러 싸여 있다. 마침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정원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고요한 물위에 떠오른 건축물까지 제대로 감상할 수있었다.
미술관 내부 또 어떠한가. 겉과 마찬가지로 모던한데 특히 조형적인 나무 천정은 사이사이로 빛이 들어와 벽면 여기저기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마치 고래 뱃속을 걸어다니는 피노키오처럼 미술관 안을 돌아다니다 보면 크지 않은 공간을 참으로 쓸모있고 알차게 꾸며 아늑하다. 중국 전통을 재해석한 중간문들은 또 다른 조형적인 실루엣을 만들어 내고, 벽 중간중간에 있는 창 너머로 연못과 대나무 숲이 보여 한폭의 동양화 같다.
쑤저우의 전통 유물이나 중국 작가들의 작품들은 꽤 현대적으로 전시되어 있어 어린이들이나 일반인도 관람하기 좋다. 고래 등뼈 같은 천정 덕에 햇빛이 구석구석 기가막히게 들어오는 벽을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걷다 발견하게 되는 카페와 아트숍 또한 추천하고 싶다. 미술관 숍은 쑤저우의 전통 유물과 중국 그림을 재해석한 스테이셔너리와 스카프, 인테리어 소품이 관광상품과는 다르게 고급스럽다.
특히 접시나 컵과 같은 생활 용품은 좋은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꽤 좋은 가격이서 선물용으로도 좋다.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in Suzhou Museum. via iphone6, 2016.2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술관을 나가기 전에 뒷문으로 이어지는 작은 대나무 숲 공간을 걸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렇게 말하면 커다란 공간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나 졸정원으로 이어지는 출입구 뒤쪽에 위치한 대나무가 들어선 작은 공간으로 나름대로의 은밀한 아름다움이 있다. 숨을 잠시 고르고 미술관에서 받은 감성을 세포에 단단히 집어 넣고 다시 관광객이 시끌벅적한 졸정원 거리로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Brand Infomation

  • NameSuzhou Museum
  •  
  • Address204 Dongbei St, Suzhou, Jiangsu, China
  • Tel+86 512 6757 5666
  • Web sitehttp://www.szmuseum.com/
  •    
OPEN 9:00AM~ 5:00PM from Tuesday to Sunday (4시 이후는 입장 불가하니 조심하자)
월요일은 휴관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 소주 박물관이라고 입력하면 정말 소주 박물관이나 안동만 검색된다.
쑤저우 보우관(소주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입력하는 것이 좋다.